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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오랜만에 기타를 꺼냈다

by 랜디로즈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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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오디션프로도 많고 그래서 기타도 대중화가 된것같다 인터넷도 잘발달 되있으니 기타배우기도 좋고
잘치는 사람도 엄청많다

우리나라가 사는수준이 오른것도 하나의 이유리라

내 때만해도 기타를 치는건 아주특이한 취미였고 주목받는 일이였었다

중학교때 처음 음악을하겠다 마음먹었었나보다
유치한나이에 여러가지 글들을 썼었고 작사를하겠다며
쓴 일기장이 3권이 넘었던것같다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집 장농위에 올려진 기타른 달라고 졸라서
혼자서 헌책방에서 기타책을사서 몇일을 죽어라쳐보다가 F 코드에 좌절하고 때려치고

고등학교때 근방에서 노래잘하기로 소문난 친구랑 노래방에서 매일 두시간씩 노래부르고 집나와서 ㅋㅋ
오디션도 본적이 있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렇다고 뭘열심히 한것도 아니였다
막연하게 나는 그러고살줄알았다

수능이 끝나고 왕년에 가수지망생이였던 10살차이나던
단골당구장 주인 형에게 기타좀 가르쳐달라고 졸라서
버스로 40분거리를 매일찾아가서 공짜로 기타를 조금씩배웠던 기억도 있다
그분도 좋은분이 였는데

대학에가서는 동아리에들어서 학교에서 수업받은것보다
동아리에서 더오래있었고 졸업학점이 2점이 안되게 겨우 졸업했었다

그때친구들이 평생 남은 인연들같다

고등학교때 목을너무많이써서 노래는 못하게됐고
군대가기전까지는 선배기타스승이였던 한창잘나가던 가수의 라이브세션을 하던 형에게 일년쯤 개인레슨을 받았었다
그때도 열심히 안하고 술과 이야기에 빠져서 막연하게 나는 음악하겠다는 다짐과 돈걱정없이 어찌할수있을지 고민이였다

유치하게도 노력도 안하면서 음악하고싶은데 못하는
타령만하니 아마도 그냥 겉멋이었나보다
그때 그형님은 그후로도 20중반까지 늘 인연으로 있었는데 형집에서 먹고자고 술마시고 이야기하고
어찌하다보니 연락이 끊겨버렸다

재대후 집앞에서 드럼을 배우러 갔다가 원장님이 갑자기 일주일만에 드럼에 재능이 있다고 하루 8시간씩 집에도 안보내고 드럼을치게 했다
백수일때니까 아침에가서 드럼치고 밥주니까 먹고 드럼치고 저녁먹고 드럼치고
한참 재밌었는데 취직하라고해서 두달쯤 그냥 연락없이 안갔다

나도 어렸었나보다 그냥 안가고 말다니

직장에갈때쯤 동네에서 직장인밴드를 했었다
여러팀이 모여서 연습실을 만들고 같이 썼는데
나는 기타는 어설프지만 사람들이좋고 형들이 잘해주셔서
그재미에 늘 술마시러 다녔다

좋은사람들 잘해주신 형,동생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연락이안되는 어색한사이가됐네
글을쓰다보니 나는 사람을 잘 못지키나보다

직밴을 하면서도 나는 기타가 없었다
정확히는 엄마가 사준 국산 펜더 짝퉁이 있었으나 그건 군대에도 가지고갔다 오면서 소리도 잘안나게되었기에 여기저기서 기타를 빌려쓰고 있었다 ㅋㅋ
누가들으면 내가 기타미친듯이 친줄알겠다
군대는 왜가져갔지 ㅋㅋ
그리고 기타빌려서 밴드한건 나밖에 없겠다
나도참 개념이 없었고 민폐였다

레슨해주셨던 형과 동아리 선배와 술마시다가
기타를 뭘사야할지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선배가 익스트림의 누노 펜이여서 n4에해 어찌나
찬양하던지 나도 그게 끌렸고
나는 사실 맥펜이나 일펜을 사고싶었다
무리해서 미제 스텐다드나

n4는 너무 카랑카랑하다고 펜더는 너무 드라이브
더럽게 안먹는다고 우리끼리 결론이나고
갑자기 형이 예전에 자기가 녹음할때도 썼던 기타인데
후배한테 팔았는데 다시 팔라고 물어본다고 한게 이녀석이다

깁슨 스튜디오

다음날 강남으로 셋이 형차를 타고가서 선릉인가 큰길에 차세워두고 딱지땔것 걱정하면서 기타를 가지고 오시는 그분이기억난다

그때주고받은 농담들도기억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억이 난다
돈을 새보세요 라고 나는했고
그분은 맞겠죠 라고했고
기타 싸부였던 형은 돈이 더 갔을까봐 새봐
라고했다

기타를 첨본 내기억은
실망 이였다
너무낡고 색이 바랬거든
좀 실망한 표정이자 형은 자기믿으라고 이걸로 녹음도 했고 공연도 많이했다고 했다
그래도 내가 썩은 얼굴이자 싫으면 자기한테 팔라고했다
더비싸게 팔수있다고

그날 저녁에 연습실에 기타를 가져갔다니 연습실 형들이 다한번씩 쳐봐주셨다
그리고는 잘샀다
싸게샀다 라고 말했다
매우 긍정에 이야기였고 그후로도 기타에 대해서는 칭찬이 있었다

그때내가 너무 낡았다고 했더니
그분이 한말이 평생기억난다

클래식 하잖아
원래 새거 가지고 다니면 다우습게봐
이런거 까지고 색변한거 가지고 다녀야
고수로본다고
이런게 멋있는거라고

그말을 듣고부터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기타는 통기타 낡은 하드케이스에 담겨있었는데 후에 하드케이스는 내가 새로샀다
짝투 깁슨 신품 케이스로 ㅎㅎ
마침누가 그걸 뮬에서 십만원에 팔았고
샀는데 아주튼튼해서 잘쓰구있다

5년인가 8년쯤 직장인밴드를 했나보다
더되려나

그때까지만해도 음악을 결국 할줄알았다
직밴을 하면서도
미디도 공부한다고 장비를사고
밤새 끄적거리고 말도안되는 노래를 만들고 곡을쓰고
화성악 스터디를 찾아가서 나름 공부하고
화성악 1,2정도까지 봤던것같다
그치만 그때도 열심히

연습을 엄청 안했지만
그래도 왕복 3시반거리 직장에다니면서도
합주전에만 몰아서 밤새 연습하고 악보외우고
새벽까지 합주하고 그랬었나보다

힘들어서 관두고는 결혼하고 나는 음악하면안되는 애구나
생각을 드디어 하게된다
인간적인 내성격과 게으름과 재능없음을 인정한거다
그래서 다팔고 기타만 하나 남겨놨다

많은 인연이 기억남는 내 기타 한대
케이스에서 7년인가 8년쯤 있었다
내기억에 내가 잘못만져서 피치가 나가고 버징이 있어서
언젠가 세팅받아야지 받아야지 하고 방치해두었다

얼마전부터 유튜브에서 기타치는 사람들 영상을보면서
나도 저렇게 치고싶다는 생각이들었다
내가 기타를 칠줄알았었나 싶기도하고

제주에서 기타 세팅이나 수리하는곳이 없다고 들었는데
열심히알아보니 몇군대있더라
시간이 안맞아서 못갔는데 오늘 즉흥적으로
세팅을 맡기러 가게됐다

결론은 기타는 관리안했지만 상태는 그냥쳐도된다는 말
피치도 괜찮고 버징도 괜찮다고
줄만 내가 가지고있던 줄로 갈아주셨다
세팅비는 다 받더라
테스트로 기타를 쳐보더니

썩어도 준치라고 깁슨은 깁슨이네요 스튜디오치고는 소리도 좋고요 라면서

날보더니 좋은 기타라는 이야기에요
소리가 좋은지 나쁜지 잘모르시겠죠?

하더라
하......

기분이 살짝상했다

이기타로 얼마나 많은 인연이 있었고
녹음과 공연과 연습의 시간이 내젊은 시절에 있었는데

그냥 아~네 하고 웃고 말았다

헤드머신이 좀 상했는데 92년 모델이라 일부러 태어난 그대로 두려고 부품 안갈고있다니까
두번째 비수를 꽂았다

스튜디오 모델은 아무리 오래되도 돈안되요
클래식 정도 되야 돈되죠

아~네 하고 또 웃었다

오랜만에 기타를 꺼내서 치려는데 칠수있는게 없다
그리고 더 피곤해지는건
분명 거슬리게 조금씩 버징이 나고있다
그래서 서스테인이 짧아진다

하........

세팅비는 야무지게 다 받아먹고
줄갈아준게 다인데
줄도 내껄로
기타에 오일이나 광택제하나 안발라주고
자기 자랑만 지겹게듣다왔다

돈내고 세팅받으러 갔다가
3분정도 쳐보더니 괜찮다고 그냥가라는데
세팅비는 왜받나

하귀에 있는 기타 학원이니 혹시 기타 세팅받으시려면
참고하시라

그냥 죽기전에 잉베이 곡을한번끝까지 쳐보고싶단 생각이 들어서 피킹부터 시간나는데로 다시 연습해봐야겠다

그리고 아들한테 기타를 가르쳐 주고싶고
아들이 기타를 치고싶다고 하면
아빠의 기타로 연주하라고 물려주고싶다

게을렀던 아니던
오랜시간 내가 쳤었고
공연도했고
유치한 자작곡도 이녀석과 함께했다
못생기고 낡았는데
정이간다

못생기고 순박하지만 듬직한 시골친구같다 ㅋ
화이트색인데 색이 노랗게 변했다

기타 사진이 몇개 남은게 있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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